주제 영상인 “마을, 차이를 넘어 존중으로”를 본 뒤, 굳은 몸과 어색함을 풀기 위해 만든 “공동체 놀이”에 강헌구(싱어송라이터)와 권근영 (앤드시어터)과 함께 시작했다. 강헌구․권근영은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한소절씩 부르면서 공동체 놀이를 시작했다. 사는 동네 이름을 서로 묻고 이야기하며 자기소개를 하고, 떡박수를 치는 것을 참여자와 함께 했다. 다음에는 강헌구의 “산책”을 함께 부르며 율동을 하는데, 가사 중에 “좋다”라는 말이 나오면 주변 사람들을 안아주는 등 어색한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어주었다.
2부 컨퍼런스의 진행자인 전철원(인천 독립영화 협회) 대표는 “이 자리에 오신 분들이 누구나 함께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른 활동가들과 거침없이 해주는 시간이 ‘누구나 이야기’이다”며 함께 할 수 있는 또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주제로 엮어 10개의 모둠을 만들어 같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고 청했다.
이민우 인천시 지역공동체과장은 “마을의 어원은 마실이다. 마실은 가까운 곳을 가는 것인데, 갈 때 편하게 갈 수 있는 게 마을의 개념이 아닌가 한다. 오늘 좋은 말씀 많이 해 주시고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많은 의견과 함께 건의사항 등을 시 정책에 적극 활용하도록 하겠다”며 시민들의 건의사항을 경청했다.
유정학(남구 용현 1,4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회장은 “정읍과 진안, 안산에서도 마을만들기 전국대회를 한다. 인천에서도 마을 박람회나 전국대회가 열렸으면 한다”고 제안하였고, 유영숙(송도 에듀포레 푸르지오 아파트) 관리소장은 “아파트 관리소장 혼자서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마을활동가가 적극적으로 필요하다. 공동체 활성화가 된 곳은 아파트의 분쟁도 적고 분위기가 좋다. 마을활동가 양성과정과 마을 활동가 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창흠(볼음도의 미래를 찾는 사람들)은 “볼음도에서 가장 시급한 게 있다. 배 증편과 항구 건설이 시급하다”며 도서 지역에서 사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정지숙 (청라엑슬루타워아파트) 소장은 “지원사업기간이 너무 짧다. 미리 확정을 하면 1년간 사업을 이끌어나갈 수 있다. 그리고 지원금이 증액되었으면 한다”고 제언했다.
본격적으로 “누구나 이야기”가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마이크를 가져가 자유 발언을 하는 것인데, 임채몽 (부평구 영성마을 공동대표)은 “올해 말에 마을회관이 생긴다. 여기에 콘텐츠를 구성하는데 부담이 된다”며 새로운 아이디어와 경험을 나누는 시간을 바란다고 했다. 조성훈 지역공동체과 팀장은 “내년 사업에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공동체 사업으로 주제를 정한 게 있다. 지역 소외 계층을 위해 어떻게 정책을 진행할 지 논의하고 싶다”며 의견을 구했다. 이 외에도 마을활동가들에 대한 처우 개선과 마을에서 자립하기, 지속되는 마을활동의 힘은 무엇인가, 마을공동체가 친환경적 또는 생태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가, 마을에서의 교육과 관련하여 다음세대의 성장과 교육에 대해 어떻게 고민하고 나눠야 하는 가 등 총 9개의 주제로 묶어 모둠별 공론장을 펼쳤다.
모둠 토론은 자기소개를 간단히 한 뒤, “누구나 이야기”에서 이야기를 낸 참여자가 조장이 되어 토론을 이끌어가는 등 1시간 정도를 다 함께 이야기하고 정리하여 키워드로 간추려 발표하는 형식을 취하도록 했다.
1모둠은 이명선(37번길 주민모임)총무가 “마을의 공간은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해 발표했다. 이명선 총무는 “마을공동체의 공간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먼저 진단이 필요하다. 개인의 공간인가 또는 공적인 유휴공간(마을회관이나 주민자치센터)인가를 진단해야 한다. 마을공간의 전제조건은 마을 사람들이 마을 내에서 활동의 경험이 있어야 하며 그 경험이 마을 사람들 사이에 공감되어 있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성립되어 있는 상태여야 공간이 만들어진다. 공간의 목적이 명확해야 하며 공간이 만들어진 것의 타당성을 갖기 위해서는 지역에 있는 자원을 최대한 많이 활용해야 한다, 또한 우리가 필요한 것에 따라서 우리의 요구에 맞는 행정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모둠은 “마을에서 ‘존중’은 어떤 의미인가”를 주제로 현효섭(의미 있는 지역사회활동 모임 나비짓)은 키워드로 소통과 공유, 인정을 뽑았다. 현효섭은 “‘소통’을 내가 아는 것을 알리는 것에 초점을 맞춰서 본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아는 것을 내가 배우는 것이 소통이다. 공유 역시 이득을 얻으려는 게 아닌, 댓가 없는 나눔을 통해 공유하는 공동체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흔히 찾을 수 있는 어르신과 젊은이들 간에 있는 세대차이나 생각의 차이에서 모두의 의견이 맞다고 생각하는 것이 인정이다”라고 발표했다.
3모둠은 “마을 컨텐츠를 어떻게 만들까”를 이야기하였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컨텐츠가 아니고 참여임을 알게 되었다며 임채몽(영성마을)은 “다양한 모임이 많아야 한다. 아이 엄마들 수다 모임과 중년 엄마들의 노래 모임 등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주민 각자가 가진 재능을 보여주고 싶은 분들도 많을텐데 이것을 보여주는 컨텐츠도 만들 예정이다”며 모둠이 모여 나눈 이야기를 정리했다.
4모둠은 유영숙 송도 에듀포레 푸르지오 아파트 관리소장이 발표했다. 배려와 존중에 기초한 마을활동 기획을 논의했는데 경비원과 환경미화원과 같은 사회적 약자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방안과 홀몸어르신이 점점 늘고 있는 현실에서 이웃에서 그분들과 교류하고 챙겨드릴 수 있는 컨텐츠를 개발하는 것도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5모둠은 마을활동가의 처우 개선에 대해 발표했다. 처음에는 이웃끼리 재미있게 잘 해보자는 취지로 시작했지만, 점차 규모가 커지고 시간이 흐르면 부담스러워진다고 한다. 마을활동가에게 어떻게 만족감을 줄 것인가보다 돈보다는 지원과 케어가 필요하고 존중 받고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끈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뜻을 모았다.
6모둠은 “마을활동가란 무엇인가”라는 정의를 논의했다. “마을활동가란, 마을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은 못하더라도 어느 정도 해결의 촉매를 이끌어내는 촉매자라고 생각한다. 소통과 네트워크를 형성해서 그 문제점들을 찾고 시작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마을활동가”임에 의견을 모았다.
8모둠은 마을과 만나는 법과 지속되는 마을활동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가에 대해 논의했는데 키워드는 “사람이 힘”이라고 정리했다. 발표자로는 한명숙(청라엑슬루타워 아파트)님이 “사람이 모여야 뭐라도 된다. 어디서 들은 말인데 푼수 4명만 있으면 내 것을 나누기 좋아하고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하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한다”고 말을 이어나갔고, “마을활동은 작은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아파트는 아주 작은 모임을 자주 가지는데 아파트의 활동가들이 70대부터 8 ․ 90대로 구성되어 있다. 이제는 젊은이들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된다”고 마무리했다.
9모둠의 주제는 “마을에서의 생태적이고 친환경적인 삶”이었다. 논의보다는 사례 중심으로 풀어간 9모둠의 발표자 민운기(스페이스 빔)대표는 생태적인 삶이 개인적인 것에서 머무는 게 아니라 같이 함께 하면서 지속가능한 공동체가 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일상적인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부터 제도적인 도움이 필요한 것을 예로 들며 발표를 마쳤다.
10모둠은 “아이들의 교육이 마을의 교육으로 지속가능한 마을 활동이 되려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토론했다. 정혜진(남구 파랑새)님은 먼저 어른들이 바뀌어야 아이들도 더 따뜻한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다며 의견을 내었다.
진행자 전철원 대표는 “긴 시간동안 고생하셨다. 자신의 이야기를 공격받지 않고 제시할 수 있는 편안한 자리가 많아지면 우리가 가진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공동체에서 함께 소통하고 해결해나가는 자리가 많아지길 바란다며 2부 공론장을 매듭지었다.
이어서 오픈 컨퍼런스 참여자들이 현장투표를 통해 정한 올해의 마을공동체 사진전 시상이 이어져 <마을과 이웃>, <볼음도의 미래를 찾는 사람들>,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 총 3 곳의 공동체가 선정되었다.
2017 마을활동가 오픈 컨퍼런스에는 1부와 2부에 걸쳐 인천 청년들이 서포터즈와 보조강사로 활동했다. 또한 부대행사로 남구 사회적 경제 지원센터의 물품 판매와 각 공동체별 홍보 부스와 판매 부스를 운영하는 등 손길이 하나둘 모여 더욱 더 풍성한 교류의 장이 될 수 있었다. 2017 마을활동가 오픈 컨퍼런스 “마을, 차이를 넘어 존중으로”는 차이를 안고 존중으로 건너려는 인천 마을공동체의 너른 품을 볼 수 있는 자리였다.
글 홍보담당 / 사진 서포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