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2일, 오후 6시 반, 미추홀구의 사담공간 소담은 북적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다름 아닌 43회차 마을집담회 모떠꿈이 열리기 때문이지요. 이번 주제는 ‘마을과 문화예술인의 상생’이었습니다. 마을과 문화예술인.. 어떤 모습이길래 상생을 논하게 되었을까요?
한 청년문화예술인은 직업을 3개나 가지고 있습니다. 생계를 위한 2가지, 문화예술활동을 위한 한가지. 늘 바쁜 삶을 살아가며 창작활동도 틈틈이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생계을 위한 일들의 분주함 때문에 하고 싶은 문화예술활동은 점차 준비할 틈이 없습니다. 그렇게 내놓은 창작물들은 번번이 사람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자존심과 정체성에 상처를 입습니다. 그래서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계속해도 될까, 아니면 생계를 위한 일에 전념해야 할까..
마을도 고민이 있습니다. 여러 형태의 마을과 관련된 공모/지원사업들이 즐비한데, 마을에서 문화예술 활동을 신명나게 함께할 문화예술인들이 보이질 않습니다. 찾아낼 방법도 모르겠어서, 이래저래 고민하다 타지의 유명 문화예술인을 불러다 놓고 사업을 진행합니다. 사업을 마치고 나면 결과는 남지만, 문화도 사람도 남지 않아 고민입니다.
양쪽 이야기를 들으니 문제가 있어 보이지요? 그래서 마을의 사람들과 다양한 문화예술인들이 모여 대화의 장을 열었지요. 우선 미추홀문화회관의 이관형 관장님이 준비한 이야기를 풀어놓으셨어요. 하하골마을에서 다양한 마을만들기 활동을 해오며 쌓아온 경험, 특히 도시재생과 관련된 여러 주민주도 사업을 문화예술인과 함께 풀어냈던 경험을 이야기 하며, 이러한 과정에 문화예술인이 참여하기를 독려하셨어요.
이후 부평신촌마을의 소병순 선생님께서 자신의 마을 이야기를 바탕으로 모두가 상생하기 위해 마을의 주민들은 문화예술의 영역을 점차 받아들이고, 문화예술인 역시 마을의 구성원으로 마을의 다양한 일에 참여하며 서로를 한 공동체로 인식해야 한다고 이야기 하셨어요. 또한 공공기관 역시 마을주민과 문화예술인 모두와 협치를 하며 지속적인 문화예술마을이 되도록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해 주셨어요. 두분의 이야기가 끝난 후, 이날 참가한 다양한 문화예술인, 마을활동가들이 한명 한명 돌아가며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를 쌓아 가셨어요. 그 과정에 쉽지 않았을 삶의 고민이 많이 발견되었답니다.
“작게라도 시작합시다”, “마을의 빈 공간을 활용해요”, “재생사업의 일환으로 문화예술을 위한 공연장, 공간을 만들어 주세요”, “설계에도 참여하게 해야 합니다”, “골목골목 문화예술로 꿈꿀수 있어야 해요”, “같이 고민하고 같이 해결해요” 등등 무수히 많은 바람들이 쏟아졌고, 그것들을 주섬주섬 주워담으며 43회 집담회를 마무리 했습니다.
어떻게 할 것인가도 이야기 하고 싶었지만, 첫 만남에서는 쉽지 않았어요. 다만 계속해서 이야기하길 바라는 분들은 제법 계셨습니다. 그 바람들 때문에 함께 상생하기 위한 작은 해법이 보였습니다. ‘우선 대화를 계속하자’ 이지요. 그렇게 조금씩 대화로 길을 찾다보면 어느틈에 답이 보이지 않을까요? 그래서 지금의 답은 결국 대화를 이어가는 것입니다. 10월 11일 계획되어 있는 <마을활동가 오픈컨퍼런스>에서도 대화는 이어질 겁니다. 오셔서 대화해 주시고,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답을 찾아내는데 도움주시길 바랍니다. 곧 그곳에서 다시 뵙기를 고대하겠습니다.
글 마을생태계담당 / 사진 홍보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