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최세원(작전서운동 주민자치회 회장)
고대 그리스 아테네의 ‘아고라’와 직접민주주의, 그리고 주민자치회
자유 시민의 시장, 경제, 문화, 예술 등 다양한 대화와 교류가 이루어졌던 자유로운 공론의 장. 직접민주주의의 꽃이라 알려진 그리스 아테네 아고라의 풍경을 상상하며 지금의 마을 직접민주주의 장은 무엇인지, 어디에 있는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출처: 네이버 블로그)
아테네의 아고라가 지금까지도 직접민주주의의 장으로 알려진 이유는 시민이 함께 모여 생활세계와 그 너머의 다양한 정치, 철학, 문학 등의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토론하고 교류했기 때문이겠지요. 또한 공통의 삶의 중요한 문제를 민회를 통해 결정하기도 하고, 재판과 물건을 사고파는 행위까지 사람과 사람의 연결망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회의 기능이 직접 작동했기에 직접민주주의의 장이라 여겨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마을 직접민주주의의 장이라 하기 위해선 그러한 아고라처럼 사람과 사람의 교류를 기반으로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는 곳이겠지요.
· 마을의 현안을 이야기하고, 골목골목 이웃의 경사와 애사를 함께하는 곳
· 개인의 필요와 욕구를 넘어 최선의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며 다양한 주체의 이해와 요구에 맞춰가는 모두의 자치계획을 논의하는 장
· 시민의 예산을 기획하고, 실행하며 그 결과와 성과까지 함께 공유하는 주민자치
고대 그리스 아테네에서는 여성, 아동, 노예는 자유 시민으로 보지 않았기에, 오히려 지역 주민 누구나 주민자치위원으로 마을의 진정한 주인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주민자치회가 진짜 직접민주주의의 산실이며, 풀뿌리 민주주의의 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우리 작전서운동 주민자치회를 소개 하고 싶습니다.
인천광역시 계양구 작전서운동, 그리고 주민자치회
계양구는 서울과 경기도 부천, 그리고 부평구와 서구에 닿아있는 교통의 요충지이자 도시와 농업, 상업과 공업이 공존하는 도시랍니다. 그중에서도 인천 내륙에서 가장 높은 계양산을 품고 있으며, 서부 간선수로와 계산천의 아름다운 풍경과 서운일반산업단지와 농업기술센터의 열정, 계양경기장의 활력을 한 품에 안고 있는 곳이 제가 머무는 작전서운동입니다.
2023 벚꽃이 만발한 서부 간선수로(출처: 계양구청)
작전서운동에서는 3만 5천의 지역 주민과 함께 살아가고 있으며, 그 3만 5천 명의 지역 주민과 함께 꿈꾸며 일하고 있는 작전서운동 주민자치회의 사람, 일 그리고 꿈을 자랑하려 합니다.
작전서운동 주민자치회의 사람. 사람. 사람
우리 작전서운동 주민자치회에는 모두에게 든든한 기둥이 되어 주시며, 모든 사업에 반드시 참여해 주시는 참여율 100%의 자랑스러운 선배 시민들이 계십니다. 우리 작전서운동을 위해 늘 애쓰고 계신 소중한 진0순, 명0, 한0숙, 강0순, 전0, 임0옥 위원님. 이 6, 70대의 선배 시민들이 늘 입을 모아 하시는 말씀이 있답니다.
우리 마을이 이렇게 좋은지 미처 몰랐다.
이 나이에 마을 사람들과 신나게, 재미지게 마을살이를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라며 상기된 얼굴로 좋아라 하십니다.
“우리야 참여하는 것밖에 해 줄 게 없어서.. 미안해서...” 라는 말씀과 그 선한 마음 쓰임에 매번 감사와 존경의 마음으로 “아닙니다, 너무나 충분합니다.”라고 화답하곤 한답니다. 매월 정해져 있는 주민자치회 정기회의와 분과회의 참석은 물론, 분과에서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사업에 지역 주민의 손과 손을 잡고 참여하는 이분들이야말로 진짜 마을의 주인이며, 진정 주민자치를 실천하고 계시는 선배 시민들 이신 거지요.
<2022년 마을계획수립지원사업 안산일동 선진지 견학>
이뿐 아니라 작전서운동 주민자치위원들은 다양한 부 캐릭터를 가지고 계십니다. 마을공동체 대표, 마을활동가, 마을교육지원단 그리고 여러 봉사조직으로 마을에서 분주한 날들을 보내며 마을의 변화와 발전에 서로 열심히 함께하고 있답니다. 거기에 행정에 버금가는 기획력과 실행력, 서류처리 능력까지 두루 겸비한 청년 간사까지.
이러한 시민들의 일상이 매일매일 모이고 있으니 우리 마을은 아이들과 여성, 어르신들이 안전하고 행복한 마을로, 마주치는 눈인사로도 따뜻해지는 마을로 자리매김하고 있답니다.
어딘가의 마을처럼 우리도 100년의 마을계획을 세워보자는 다소 황당할 수 있지만, 이 또한 기어이 해내고야 말겠다는 뚝심 있는 모두의 마을이 되어 가고 있지요. 결국 사람, 사람, 사람만이 희망인 것 같습니다. 사람은 주민이 되고, 주민은 시민으로 성장하며 그러한 시민의 마을조직이 바로 작전서운동 주민자치회라고 힘껏 자랑하고 있답니다.
주민자치회의 일, 사업, 욕심
‘인간의 욕망은 실로 다양하고, 끝이 없다’라고 하지요. 우리 작전서운동 주민자치회도 예외일 수는 없답니다.
주민과 함께하는 것, 주민을 위한 것, 주민의 일
일을 벌인다고도 하지요. 우리가 해야 한다고 여기게 되면 무엇이든 해보려 합니다. 그래서 사업에 대한 욕심이 많다고 이야기하나 봅니다. 그렇게 열일하는 우리 동의 2023년 주민참여예산 주민자치회형 주민주도사업을 소개합니다.
놀멍, 쉬멍 즐기는 작전서운동(마을축제)
우리동네 동호회
초록을 입혀요
작전서운동 365(마을달력)
너도나도 DJ
지금도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며 모두가 함께 동분서주하고 있답니다. 인천시 155개 읍면동 어디에서나 주민주도형 사업은 진행 중이겠지만, 우리 작전서운동은 조금 더 욕심을 부려 보았지요.
특히 놀멍, 쉬멍 즐기는 작전서운동(마을축제)은 9월 어느 하루의 행사가 아닌 주민들과 함께하는 <매월의 플리마켓>과 <올 한해 마을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을 총망라하는 마을 축제>입니다. 이를 위해 작전서운동의 주민들은 매월 세 번째 주 토요일마다 서운근린공원으로 모이지요.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는 우리네 생활경제 활동. 게다가 아이들과 젊은 엄마들도 참여하여 경제와 환경교육의 장으로도 운영되고 있지요. 이렇게 매월의 플리마켓은 마을의 어른과 아이들이 한바탕 놀아보는 놀이마당으로, 나눔과 체험이 있는 곳으로, 주민이 모이고,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광장으로 여겨지고, 운영되고 있답니다. 마치 ‘아고라’와 같지요?
“작전서운동 플리마켓에 놀러 오세요”
일회성 사업을 지양하고, 사업간 연계 특히 주민이 쉽게 넘나들며 지속 가능함을 모색하는 사업이 되도록 기획 단계에서 실행까지 깊은 고민과 숱한 논의의 과정을 가진 값진 사업들, 그리고 이를 위해 끊임없이 함께 애쓰고 있는 우리 주민자치회에 늘 자부심을 느끼고 있답니다.
잠시 여기서 인천의 주민자치회 현장을 돌아보고 싶습니다. 올해로 4년째 인천광역시 각동 주민자치회는 주민참여예산 주민자치회형 주민주도 사업을 힘차게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의제 발굴 과정에서 주민들과 마을을 깊고 넓게 보고, 듣고, 느끼고, 경험했으며, 마을의 다양한 자원을 발굴해 내고 주민의 요구와 마을의 지속 가능함을 위한 사업을 만들어 왔지요. 주민총회를 거쳐 주민들의 승인을 받고, 그 실행과 결과에 이르기까지 주민이 주도적으로 예산을 집행하는 직접민주주의 경험 속에서 주민의 역량은 지속해서 강화됐답니다.
주민자치회의 위상과 역할, 사무국 설치 등 주민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제안들이 제기되는 시점에서 그간 인천시가 주민자치회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시행해 온 주민자치회형 주민참여예산의 전면 삭감은 실로 안타까운 민주주의 후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대의민주주의는 대의일 뿐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예산의 집행도 주민이 함께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실현임은 자명한데도, 정작 발전해야 할 정책의 후퇴에 다시 한번 심각하게 안타까움을 표현하고 싶습니다.
내년이 기약되지 않는 엄혹한 주민자치의 현실 속에서도, 작전서운동 주민자치회의 일에 대한 욕심, 주민을 위한 욕망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관내 초등학교와 함께 진행 중인 1동 1교 하모니 사업 ‘마을을 그리다’.
다양한 마을공동체의 네트워크를 위한 간담회와 공론장.
관내 8개 사회단체와 유기적으로 결합한 협업사업들.
지난해 진행되었던 주민자치회 마을 협치분과 마을공동체 까치놀이터가 함께한 마을계획수립지원사업의 후속 사업까지.
잠들지 않는 마을, 작전서운동은 오늘도 또 한걸음 쉼 없이 나아갑니다.
작전서운동의 꿈
광장, 작전서운동 주민자치회의 꿈은 광장입니다.
주민이 만나며 모이는 곳,
이야기하고, 놀며 배우고 나누는 곳.
때로는 논쟁하기도 하고, 협의하며 기다리는 곳.
경청하고 공유하며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곳.
그 광장엔 늘 주민으로 가득해야겠지요. 그러한 광장의 첫 번째 장을 작전서운동 주민자치회와 마을공동체 까치놀이터가 함께 만들어 가고 있답니다.
계양FM – 마을방송국
마을의 이야기,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 마을의 소리, 역사, 문화, 정보 그리고 사소한, 또는 소소한 일상들의 광장, 마을방송국입니다. 우리의 이야기가 방송되고 마을주민 누구라도 DJ가, 작가가, 엔지니어가 되는 마을 방송. MZ세대와 70대가 함께 하는 방송, 이주민이 진행하는 지구마을 이야기, 사회적 약자가 주인이 되는 방송, 의회 회의록도 읽어주는 방송, 초등학생들이 기획하고 진행하는 방송. 누구라도 언제라도 말하고, 듣고, 공감하고, 나아가는 마을방송국, 광장을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작전서운동의 광장을 넘어 인천광역시 마을 곳곳마다 광장이 만들어지는,
주민자치의 꿈을 시작하고 있답니다.
안녕하세요? 여기는 계양FM입니다.
이렇게 작전서운동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돌아갑니다. 함께 살아가며 주민들은 더욱 즐겁고 행복하지요. 우리는 작전서운동을 사랑하고, 머물고 싶고, 서로 재미있게 시간을 보내고 싶답니다. 이런 주민자치회, 마을공동체를 지속하게 하는 정책, 진정 인천시가 추구해야 할 정책 방향이라 꼭 이야기하고 싶습니다.